청첩장 어디까지 돌리나요? (딱 정해드립니다.)

나는 21년째 결혼식과 관련한 업종에 종사했다. 이쪽에 종사하다보면 예비부부가 곤란한 상황은 몇 가지로 추려진다. 그중 하나가 청첩장을 어디까지 돌려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다. 청첩장 하나로 마치 인간관계가 결정되는냥 엄청난 고민을 해댄다. 옆에서 보면 답답할 지경이다.

그래서 오늘 청첩장 어디까지 돌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끝내주러 왔다.

물론,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말한대로 돌리면 최소한 마음은 편할 것이다.

이 글은 스몰웨딩을 포함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소소하고 작게 결혼식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이미 머릿속에 누구를 초대할지 구상이 끝났을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딱 정해주겠다. 아래대로 하면 된다.

청첩장 어디까지 돌릴까요?

step1) 2년 이내로 연락이 닿은 사람

1년은 너무 짧고, 3년은 너무 길고 2년이 딱 적당하다. 2년 이내로 연락을 한 사람이라면, 내 결혼식에 와줄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여기서, 내 결혼식장에서 얼굴을 봤을 때 화가 날 만한 사람은 제외한다. 굳이 행복한 날 내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으면, 축의금 하나만 보고 무모한 짓을 하지 말자. 그냥 과감하게 제외한다. 며칠 전에 손절했던 길동이랑 헤어진 전 여자친구, 모두 뺀다.

그렇게 하면 적당히 사람이 추려진다. 내 결혼식장 최대 인원의 1.5배 정도 청첩장을 뿌리는 게 좋다.

만약에 여기까지 했는데 이미 1.5배가 넘었다면, 다음 단계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럼 다음 스탭으로 넘어오자.

step2) 초대하고 싶은 사람

뜬금없이 이게 무슨 말인지 싶을 것이다. 하지만 내 말을 듣고 해봤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가장 만족도가 높은 방법이었다.

연락이 뜸했어도 내 결혼식에 왔으면 좋겠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도 좋고, 지금은 연락을 안 하지만 어린 시절 학원을 같이 다녔던 개똥이도 좋다.

이때만큼은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그냥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떠오르는 그 사람에게 보내라.

실제로 내 말을 듣고, 20년 전에 연락이 끊겼던 동네 친구에게 연락했다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결혼식장에 만나서 눈물을 쏟을 뻔 했다는 후담이 있음..)

그리고 이 사람들에게 청첩장을 보내라. (찾아내는 건 알아서 하시길..) 여기까지 했는데도 인원이 채워지지 않으면 다음 스탭으로 넘어온다.

step3) 이성 복귀

지금까지 행복한 결혼식을 만드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이성을 찾아야 한다. 공짜로 식을 올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축의금을 어느정도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축의금과 조의금을 이전에 냈던 사람에게 보낸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청첩장을 받고 오지 않는다고 스트레스 받지 말자. 딱 거기까지인 인연인 것이다. 그리고 양심이 있으면 이 단계에서 대부분은 온다.

여기까지 하면 식장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못 채웠다면 하객 알바를 쓰던, 어색한 사람에게 꾸역꾸역 보내던 하면 된다.

이 모든 단계를 관통하는 핵심은 ‘스트레스 받지 말자’이다. 그냥 뇌를 빼는 게 좋다. 어차피 뒷말은 나오기 마련이다.

많이 하는 질문 Q&A

Q: 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A: 줄까말까 고민된다면, 주는 게 낫다. 안 줘서 서운하다는 소리 듣는 것보다는 주는 게 훨씬 낫다.

Q: 직접 청첩장을 드릴 사람

A: 요즘에는 모바일 청첩장을 많이 사용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번거롭더라도 직접 청첩장을 전달하자. 모바일 청첩장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

Q: 보냈다가 욕먹는 게 두려워요.

A: 이건, 입장 바꿔서 생각하면 쉽다. 거의 5년을 연락하지 않은 친구가 갑작스럽게 청첩장을 보내면, 나도 약간은 어이없을 것이다. 근데 여기서 뭔가를 더 할까? 아니다. 그냥 결혼하나 보네~ 청첩장은 좀 어이없네 축의금 고지서냐~ 여기서 끝낸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 몇 분 생각하다 만다.

다른 사람도 똑같다. 그렇게 나를 신경 많이 안쓰니까 그냥 보내자.

지금까지 청첩장 어디까지 돌려야 하나요?에 대한 답을 적어봤습니다. 다만, 그냥 한 사람의 의견이라는 것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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